본문 바로가기

잡담

다이슨 무선 청소기

반응형

4월 경 다이슨 무선청소기를 구매했다. 모델명은 Dyson V8 토탈 클린이라는 제품이다. 와이프의 친구가 뉴저지에 살고 있는데, 미국의 코스트코에서 세금 포함 약 500불 판매중이라 구매를 부탁했다. 실제 구매는 2월 경에 했는데 직접 배송할 경우 배송비가 만만치 않아 한국으로 출장을 자주오는 친구의 남편이 출장 때 직접 갖다 준다고 했다. 그렇게 4월에 다이슨 무선 청소기가 우리 거실에 비취되었다. 어마어마한 여정을 마친 청소기 님이시다.


다이슨 청소기에는 다양한 툴이 있다. 11개의 툴이 있는데 사용 용도를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설명서는 당연히 영문으로 되어 있다. 짧은 영어실력으로 설명서를 읽어 봤지만 각 툴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툴의 기능을 알기 위해선 청소기를 포장하고 있는 상자를 봐야만 했다. 상자의 겉 면엔 각 툴들을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진을 한 장씩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툴의 사진이 있는것은 아니었다. 


몇 가지 대표 사진만 보고 우리가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툴들이 어떤 것인지 골라냈다. 딱  두개 뿐이다. 마루의 먼지를 빨아들이는 툴과 구석구석 툴이 들어가지 않는 곳을 청소해주는 얇고 긴 툴, 이 두 가지 이외엔 쓸만한 것이 없었다. 시트의 먼지를 제거해주는 툴도 있으나 우리는 매일 끈끈히 테이프로 시트의 먼지를 제거하고 있기 때문에 딱히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여러가지 툴들을 꽂아 돌려 본 후 먼지 통을 열어기 위해 시도를 했다. 먼지 통 주위에 통을 열 수 있는 방법이 간단한 그림으로 설명이 되어있다. 손가락에 걸리는 빨간색 작은 고리가 있는데 이를 위로 당기면 먼지 통의 아랫부분이 열리면서 먼지가 아래로 떨어지는 원리다.그런데, 내가 새가슴 인지라 이 빨간색 작은 고리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세게 잡아 당기면 왠지 부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살짝 잡아당겨봤는데 뚜껑이 열리질 않는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기 위해서 본체를 분리해보고 이리저리 만져봤다. 문제는 내 새가슴이었다. 그냥 위로 쭉 잡아당기면 되는 것을 겁부터 집어먹고 당겨내질 못했던 것이다. 그리 힘든것도 아닌데. 다시 본채를 조립 한 후 먼지 통 손잡이를 세게 당겨보니 뚜껑이 열리며 테스트하며 조금 남아있던 먼지들이 살포시 휴지통 안으로 내려 앉는다.


본체를 분리하고 먼지 통 여는 방법을 보면서 손잡이를 당기면 먼지 통이 열리게 되는 원리를 보게되었다. 와~ 참 간단한 원리인데 왠지 모르게 경이롭게 느껴졌다. 먼지 통의 아래에 있는 뚜껑은 먼지통 외부에 툭 튀어나와 있는 고리 같은 것에 뚜껑의 고리가 걸리며 뚜껑을 닫고 있는 모습이다. 이때 빨간색 손잡이를 잡아 위로 잡아 당기면 손잡이 끝 부분이 먼지통의 튀어나온 고리와 뚜껑의 고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며 공간을 만들어 낸다. 그 공간이 벌어지며  먼지 통이 걸고 있는 고리가 풀리며 열리는 원리인 것이다. 그냥 그런 작은 부분이 별것 아닌 아이디어 같지만 내겐 크게 와 닿았다. 모든 것이 최첨단으로만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아날로그 적인 부분이 더 좋았던것 같다.


완전 방전 상태에서 완전 충전까지는 약 5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포장 상자를 뜯고 난 후 테스트 몇 번 하고 충전 상태를 보니 1칸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완전 충전이 되면 3칸이 표시된다. 전원을 꽂아 두고 완전 충전이 되면 집안 청소를 할 것이다.


그 사이 동봉해서 온 툴박스에 사용하지 않고 남아있는 툴들을 정리해서 베란다 창고에 넣어두었다.


약 5시간 후.완전충전 후 일반 출력은 약 40분, 최대 출력은 20분 가량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청소기를 돌려봤다. 기분 탓인지 잘 빨리는 느낌이다. 그런데 약 10여분 후 청소기가 꺼져버렸다. 잉? 뭐야, 불량인가? 이거 불량이면 미국으로 보내야하는데...걱정이 앞선다. 그리고 다시 충전. 약 4시간 후 다시 청소기를 가지러 갔다. 그때 보았다. 내가 최대 출력으로 청소기를 돌렸다는 것을. 다행이다 싶어 일반 출력으로 바꾸고 중단 됐던 청소기를 마저 돌렸다.


처음 무선 청소기를 사용하면서 장점,단점이 모두 보였다. 


장점은 첫번째, 선이 없어 여기저기 마음대로 다닐 수 있다는 것. 


두번째는 청소기를 앞으로 갈땐 잘 빨아 들인다는 것. 이것 외엔 딱히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단점의 첫번째, 청소기를 앞으로 갈땐 잘 빨아 들이나 뒤로 올땐 하나도 빨아 들이지를 못한다. 이 청소기는 앞으로만 가야한다. 예전의 진공청소기와는 헤더가 달라서 생기는 문제 같다. 일반적인 진공 청소기는 진공의 힘으로만 주변의 먼지를 빨아 들였다면, 다이슨 무선 청소기는 툴에 롤러가 전기의 힘으로 앞으로 돌아가며 앞쪽의 먼지를 수거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빗자루 역할을 한다고 봐도 된다. 문제는 한 방향으로만 돌기 때문에 청소기를 앞으로 이동시킬 땐 잘 빨아들이나 뒤로 갈땐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로지 전진만 있을 뿐이다. 지가 무슨 군인도 아니고. 


두번째 단점은 툴이 너무 크고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그런건지 TV 거실장이나 냉장고 및 기타 가구나 가전제품의 아랫 쪽엔 안으로 살짝 들어가는 공간들이 있다.이 툴이 그 안으로 들어가질 못한다. 툴의 높이가 너무 높아서. 그래서 결국 바닥 청소가 1차로 마무리 되면 2차 구석구석 대청소를 또 시작해야 한다. 얇고 긴 툴로 교체한 후 1차에서 청소하지 못했던 장소들을 찾아 다시 돌려줘야 하는 2중의 일이 발생하게 됐다. 


세번째는 단점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청소기의 손잡이 부분이 꽤 무겁다. 유선 청소기의 경우 모터나 기타 부품들이 호스로 연결된 본체에 있어 무겁지 않은 반면 무선 청소기는 모두 손잡이 부분에 모여있으니 당연히 무거울 수 밖에. 


네번째는 손잡이에서 단추를 누르면 청소기가 돌아간다. 그런데 이게 고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거운 청소기를 들고 손가락 엔 계속 힘을 주고 있어야 청소기를 돌릴 수가 있는 것이다. 짧은 시간동안은 큰 무리가 없으나 20분 이상 청소기를 계속해서 돌리다 보면 손가락에 힘을 준 탓인지 손목이 아려오기 시작한다.


쓰고보니 장점보다는 단점을 더 많이 발견한것 같다. 장점도 잘 봐야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마루 청소 툴을 왜 한 방향으로만 돌리는지 그게 제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개발자들도 청소기를 써 봤을 텐데 말이다.


리뷰라면 리뷰인데, 결론은 ‘그냥, 있으니까 쓰자.’ 이다. 이제와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리고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충전지는 분명 수명이 있을 것이다. 약 2년 정도 예상을 한다. 2년 이후 충전지를 갈아 줘야 할텐데, 우린 국내에서 구매한 제품이 아니라 해당 모듈을 구매할 수 있을지 그것부터 걱정이다. 충전지도 다시 직구를 해야 할 수도 있겠네. 아직 직구가 어색한 1인.



반응형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의 세대  (0) 2018.06.12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0) 2018.06.05
퇴근  (0) 2018.05.31
다시 시작한 다이어트  (0) 2018.04.13
포기 - 또 다른 시작?  (0) 2009.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