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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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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저자 : 이외수

출판사 : 해냄


주인공 정동언은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식물과 교감하는 능력이다. 식물과 대화가 가능하고 원거리에서도 소통이 가능하다. 나중에 얻은 능력이지만 백량금이라는 화초를 통해 '염사'라는 능력을 얻게되면서 다른 식물들이 보았던 장면을 영상으로 되돌려 볼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되었다. 처음엔 이런 능력으로 뭘 하겠다는 건가? 라는 생각에 이 책을 읽어봤는데 역시 이외수라는 작가의 독특한 면모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식물들과 작당하여 나쁜일(나쁜짓?)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벌을 내리는 것이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 의뢰인(때론 식물이 의뢰인이 되기도 한다.)의 요청에 따라 나름의 보복을 대행하는 내용이다.


처음 가벼운 에피소드로 시작된다. 밤마다 서울의 공원들을 돌아다니며 고양이에게 쇠못을 박는 '유익현' 이라는 인물에게 최초의 보복을 단행한다. 보복을 당한 뒤 그는 잘못을 뉘우치며 '세상에 이런일이'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 기인으로 방송을 타기도 한다. 밤마다 공원등을 돌아다니며 고양이를 만날 때 마다 넙죽 절을 하며 묵언수행으로 그간의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익현 사건 이후로  점차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4대강 사업 비리를 파 헤치며 보복을 한다는 내용이다. 식물들의 다양한 능력을 이용하고 식물들을 CCTV처럼 활용하며 계획을 세우고 보복을 대행한다. 


보복을 하는 내용이 사이다 처럼 시원한 것이 재미있게 읽혔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내용의 억지 스러움이 아쉬움을 남겼다. 아쉬운 여러가지 부분 중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처럼 보복을 하는 부분이다. 폭력엔 폭력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이 있다. 4대강 관련 비리를 저지른 이가 깡패에게 사주하여 비리를 캐내는 주인공의 스승인 '노정건' 선생님에게 완력을 휘두르려다 오히려 모두 깨지는 장면. 그 뒤로 빈번하게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폭력으로 상대방에게 겁을 주는 행위 및 납치, 고문에 가까운 폭력 등 아무리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지만 과정도 정의로웠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좀 더 사이다같은 기쁨의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또 다른 부분은 후반부의 내용 중 '연가시'처럼 식물들의 능력을 이용하여 사람의 뇌를 조종한다는 내용이다. 이 부분은 너무 얼토당토 하지 않아서 작가가 무리수를 둔건가? 아니면 이런 방법이 아니고선 해결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인가? 여러가지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그럼 당신이 써보시오'라고 한다면 당연 못쓴다. 하지만 작가는 분명 독자를 의식하며 글을 썼을 것이고 그 내용에 공감이 가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초반부에서는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으나 중반 이후로는 막장 드라마와 무엇이 다를까. 이걸 끝까지 읽어야 하나? 라는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결과가 궁금하긴 했다. 어떻게 결말이 지어질지.


오랜만에 이외수 작가의 소설을 읽어봤다.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은 아직 변치 않는것 같다. 그러나 이번 '보복 대행 전문 주식회사'의 경우 약간의 실망과 아쉬움은 남았다.


참신함의 시도는 좋았으나 과정에서의 아쉬움은 지금까지 이외수 작가의 작품과의 이질감을 느끼는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내게도 초능력을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 고민해봤다. 한방에 딱! 떠오르진 않는다. 어릴 때 많이 생각해봤던 투명인간,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 힘이 엄청 센 천하장사, 바람보다 빠르게 달리는 능력, 아인슈타인이나 셜록홈즈와 같은 두뇌의 능력, 주인공과 비슷한 동물과의 교감 능력 등. 만약 내게도 이런 능력이 있다면 과연 좋은 일에만 쓸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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