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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실패는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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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쇼셜 웹 기획"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는 쇼셜 웹 기획(SNS 웹 사이트 기획)의 주옥같은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개발자인 내게는 그런 많은 글들이 모두가 와 닿지는 않았다.

그 중 한가지, 책을 읽은지 1달여가 지난 지금도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실패는 빠를 수록 좋다" 라는 글이 있었다.


이 타이틀을 보면서 당연히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실패 한두번 정도는 겪어야 한다는 생각은 동의하고 있었다. 그러나 빠를 수록 좋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었다.
이 책의 내용에서 든 예는 이랬다.
ProjectA 웹 개발 프로젝트가 있다.
위의 프로젝트를 같은 인원 / 같은 인력 풀을 정해서 두개의 팀이 경쟁하기로 한다.
기간은 총 6개월. 6개월 후에 오픈할 예정이다.

A 팀은 6개월간 총 4번의 베타 테스트를 거치기로 일정을 조정한다.
1차 베타는 2개월 후, 2차 베타는 그후 1달후, 3차 베타는 2차 베타의 1달 후
그리고 최종 오픈 2주전에 4차 오픈을 할 예정이다.

B 팀은 1번 최종 테스트를 거친 후 사이트 오픈을 할 예정이다.
1번은 6개월의 기간이 거의 다 되어가는 시점, 약 2주전에 실시할 예정이다.
마지막 버전 테스트 후 수정할 내용들을 수정하여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A팀은 1차 버전 출시 후 많은 수정사항이 도출되었다. 2차 버전까지 1차에 나왔던 수정사항들과 1차때 완료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포함하여 재작업을 한다.
2차 버전 출시 후 1차와 같은 방법으로 수정사항들과 완료되지 않은 부분들을 모두 진행한다.
이렇게 4차까지 테스트를 완료한 후 오픈.

B 팀은 최종 완료일 까지 개발을 한다. 최대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각 팀원들은 자신이 맡은 부분을 열심히 개발 / 테스트 하고 6개월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서
다른 팀원들이 작업한 내용들과 프로세스를 접목한다.
그렇게 모든 개발을 마무리 짓고 오픈.

이 두팀의 6개월 후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A팀은 1,2,3차 버전이 분명 완벽하지 않았을 거라 예상했을 것이다. 그래도 1,2,3차 버전을 출시한 이유는 추후 발생할 수정 사항들에 대해 미리 예방한 것이다.
사용자들의 이용 방법에 따라 완벽하게 개발되어 있던 프로그램도 오류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것을 알기에 미리미리 예방을 위해 베타 테스트를 거친것이다.
오픈 후 큰 버그는 없었고, 작은 버그들이 있었지만 금방 고칠 수 있어 서비스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였다고 한다.

B팀은 어떻게 되었을까? B팀은 최대한 버그 없이 작업을 진행했지만, 사용자들의 이용 경로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았다. 개발자들은 자신의 프로그래밍에 자신을 갖고 있겠지만 완벽한것은 없는법. 분명 오류가 생기는 부분은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버전 테스트 시 많은 문제점을 야기 했으며, 오픈 기한까지 일정을 맞출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실패는 빠를수록 좋다" 고 하는것 이였다.

이 글을 보고 나도 느낀것이 많았다.

지금 회사에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기획의 시작은 올해 초, 다수의 개발자들과 기획(초보)가 모여 많은 아이디어 회의를 하며 기획을 마무리했다.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추후 기획 전문가를 영입할 예정이어서 다듬어 주리라 예상했다.
그리고 6월 개발 시작.
일정은 6월 개발 시작하여 늦어도 9월에  베타 테스트를 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일정은 밀리고 밀려 사내 오픈(클로즈 알파 테스트)를 10월 말경 실시했다.
결과는....대박나게 사장님께 깨졌다.
사내 오픈 후 사이트의 방향성이 어느 정도 정해지면서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갔다.(아직 서비스 오픈도 하지 않았는데 개편이다.)
개편을 하면 분명 1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디자인 까지 입히려면 적어도 2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겠지.
물론 Back 단의 클래스 작업들은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이긴 하다.
껍데기만 바꾸면 된다는 생각이지.(기획에서는)
언제쯤 오픈하게 될지...솔직히 미지수 인듯 하다.

우리 회사는 지금 B팀의 경로를 걷고 있는것 같다.
그나마도 사내 오픈이라도 한번 했기에 한번의 실패는 얻은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나도 일개 팀원이라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다음에 내가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면, A팀처럼 일정을 잡아서 해 보리라.

이런 좋은 글을 머릿속에만 담아두고 있다가 잊혀질까 이곳에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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